통일문제 연구기구 설치에 관한 고찰은 분단 국가, 즉 독일, 월남, 중국 및 한국의 통일문제 담당 기구를 개관하고 한국의 국토 통일 담당 기구의 구상을 개진하였다. 즉, 첫째, 통일 문제 연구의 필요성, 둘째, 통일 문제 연구기구의 특징, 셋째, 통일 문제의 단계적 발전을 논한 후, 효과적인 통일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것은 첫째로 통일 문제는 제1차적 책임을 정부가 지고 그 주도하에 추진되어야 하며, 둘째로 통일 과업 수행에는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셋째로 통일 준비에는 국제정세의 분석과 북한 연구가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하에 통일 문제 연구는 민간보다도 정부가 담당해야 하며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에 소속된 기구로 신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교육부에서는 외국어 구사 능력 향상과 더불어 국내 산업 시설과 문화 유적을 시찰하여 한국의 외교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을 함양하였다. 또한, 당시 국제 문제, 아시아 문제의 초점이 되고 있었으며 우리 국군이 파견되어 있었던 월남을 실제로 방문, 시찰하는 것이 산교육이 될 것이므로, 내가 복무했던 공군 수뇌부와 연락하여, 정기적으로 대만과 필리핀을 경유하여 월남으로 운행하는 공군 수송기를 이용, 상기 3국을 시찰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국방부 측의 협조는 문제가 없었으나 예산상의 지원이 미흡하여 이 계획은 미수로 끝나고 말았다. 장재용(張在鏞) 교육부장은 이 계획이 성사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1966년 12월 4일부터 14일까지 테헤란에서 개최된 EROPA(동부지역 공공행정기구회의:東部地域 公共行政機構會議)에 참석하여 샤(Shah) 치하의 테헤란과 카시피안 지방을 시찰하였다. 정치만 잘하면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나라로 보였다.
1967년 봄에는 호주 정부의 초청으로 약 2주일 간 호주를 방문하여 시드니(Sydney), 캔버라(Canberra), 멜버른(Melbourne), 아들레이드(Adelaide), 다윈(Darwin) 등을 방문하였다. 호주는 미국과 같이 광대한 국토를 갖고 있으며 인구가 희박하여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으나 백호주의(白濠主義) 감정을 극복하는 문제가 있었다.
다윈 남쪽 깊숙한 곳에 있는 원주민 보호지구도 가보고 근처 농장도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호주 노동당 당수 휘틀람(Gough Whitlam)과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는 키가 큰, 아주 건장한 사람으로 후에 1972년 선거에서 노동당이 승리하여 호주 수상이 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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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를 방문했을 때 외교연구원이 낸 책을 기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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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음력 6월 8일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이웃 동리에 가셨다가 집에 돌아오시는 길에 개울의 다리를 건너시다 떨어져 머리에 부상을 당하셨다. 안성읍 도립병원에 입원하고 계시다는 급보를 받고 중부 시립병원장으로 있던 재종형 윤봉헌(尹鳳憲) 원장과 같이 앰뷸런스를 가지고 병원으로 급히 갔다.
가서 보니 머리 다친 곳을 꿰매고 누워 계셨는데 의식도 명확하고 봉헌 형을 알아보시고 농담도 하셨다. 의사의 말이 하루 이틀 후에 퇴원하여도 된다고 하여 우리는 안심하고 앰뷸런스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나 퇴원하여 시골집으로 돌아가신 후, 후유증이 생겨 배뇨를 못하시고 신장이 부어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마지막 순간에 달려가서 임종은 하였으나 앰뷸런스로 모셔다가 시립병원에 입원시켜 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후회가 된다. 향년(享年) 84세이셨다.
외교관 정기 이동의 계절, 가을이 되자 나의 동료를 포함, 많은 이동이 있었다. 정 장관은 이 이동에 나도 포함시켜 나를 주 필리핀 대사로 내정하고 마닐라 정부에 아그레망을 신청하였다. 그런데 67년 6월에 주 말레이시아 대사에서 외무부장관으로 임명된 최규하 장관은 싱가포르와의 국교 개선에 특별한 집념이 있어서, 나에게 마닐라에 부임하기 전에 싱가포르에 가서 통상대표부 설치를 위한 협정 체결교섭을 하라고 지시하였다.
한국과 싱가포르 간의 통상협정 및 항공협정 체결 교섭을 임무로 하는 경제사절단이 1967년 9월 27일 싱가포르에 도착하였다. 사절단은 수석대표인 나 외에, 대표로 주 말레이시아 대사관 대사대리 이수우 참사관, 교통부 항공국장 김완수, 상공부 상역부국장 한병일, 대사관 2등서기관 강대완, 방교국 조약과 사무관 손일동, 통상국 통상 제1과 사무관 허세린 등 7인으로 구성되었다.
28일 10시 30분에 부수상 겸 재무장관 고 겐 수이(Goh Ken Swee)를 예방하고 11시에 개회식을 가졌다. 싱가포르 측 통상협정 수석대표는 곡 아 로이(Kok Ah Loy) 통상국장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