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7월 15일 UN 주최로 총회장에서 열린 캄보디아 문제에 관한 특별회의에서 한 연설에서, 나는 분쟁 당사자들에 의한 휴전 합의와 UN 평화유지군 파견 등을 포함한 아세안의 결의안을 지지하고 어떤 나라도 대화하기를 주저하거나 문제의 정당한 해결을 위해 협상하기를 꺼려서는 안 된다고 하며 월남 등의 참여를 촉구하였다. 한국이 UN에서 한국문제 아닌 다른 나라의 정치 문제에 대해 발언을 한 것은 UN 외교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1980년 11월 12일, UN 사무차장 직을 사임하고 자국 페루(Peru)로 돌아가는데 케야르 사무차장 내외를 위한 송별만찬을 관저에서 주최하였다. 그는 사무차장으로서 사이프러스(Cyprus) 문제와 한국문제를 주로 담당하고 있었는데, 나와는 자주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며 친근하게 지내던 터였다.
그는 우리 관저를 보고 잘 마련하였다고 하며 위치 등으로 보아 UN 대사관저 중 제일 좋다고 격찬을 하였다. 그는 리마로 돌아간 후, 주 브라질 대사로 내정, 국회에 임명안이 상정되었으나 표가 모자라 통과되지 못하여 무보 직 상태로 태평양의 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한가한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UN 안보이사회에서 2기 임기가 만료된 발트하임의 후임 선거가 교착되었다. 3선 후보로 출마한 발트하임의 재선출이 중국의 계속적인 거부권 행사로 벽에 부딪히자 상임이사국들은 타협안으로서 모든 조건이 구비된 페루 출신의 페레즈 데 케야르 전 사무차장을 선출하였다. 본인 자신 기대하지도 않고 노력하지도 않은(팔자에 있는) UN 사무총장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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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엔총외장에서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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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불대사로 다시 부임하게 되어 이임 리셉션을 하였는데 그날 마침 눈이 많이 와서 교통이 거의 두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데 케야르 사무총장이 참석하여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다음 시는 이 시절의 심회를 읊은 것이다.
주국련대표부(駐國聯代表部) (1981년 1월, 주 국제연합 대표부 근무 시)
동강유수미상왕(東江流水未嘗往)
국련의정사공망(國聯議政似空忙)
대표허명실관찰(代表虛名實觀察)
책임하사불상정(責任何事不上程)
사해동포시리상(四海同胞是理想)
남북통일위오명(南北統一爲吾命)
시혜세혜나약하(時兮勢兮奈若何)
유유갈력우진성(惟有竭力又盡誠)
MISSION TO UN
East River never flows,(⊙)
UN discussions sound futile;
Not a representative but observer,
Why is the responsibility no debate?(⊙⊙)
Universal fraternity is an ideal,
Unification is our task;
Time and conditions are not ripe yet,
Have I only to make best efforts.
단 풍 (1981년 10월 17일, Long Island Golf장에서)
한 삶이 끝나간다
곱게 단장(丹粧)하여라
영욕(榮辱)과 고락(苦樂)이 다 지나가고
적멸(寂滅)의 안식(安息)이 온다
허무(虛無)의 저 건너에
소생(蘇生)의 봄은 오는가.
서울이 많은 정치적 변화를 겪고 있는 동안 나는 멀리서 걱정과 불안으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 1981년 12월 30일 주불대사로 다시 임명되었으니 파리로 돌아가라는 지시가 왔다. 기가 막혔다. 5년 이상이나 근무한 곳으로 왜 돌려보내는 것인가.
그 동안 프랑스에서는 1981년 5월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의 지스카르 데스탱, 자크 시라크, 그리고 레이몽 바르가 서로 양보 없이 경쟁한데 비하여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은 공산당과 연합하여 좌파연합의 단일 후보로 나온 결과, 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테랑은 사회당수로서 81년 2월 중국 북경을 방문하였을 때 중국 측의 권유로 평양에 가서 김일성을 만났는데, 그때 김일성에게 자기가 집권하면 북한과 국교를 맺겠다고 언약하였다고 한다. 좌파연합의 정강(政綱) 중에도 북한과의 국교 수립 항목이 들어 있었다.
⊙ Although called East river, it is not a river but a bay.
⊙⊙ My instructions were to prevent annual debate on the Korean Ques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