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 연수에 있어서 훈련교육과정은 대학에서의 교수와 같은 이론적인 강의가 아니라 외교관으로서 알아야 할 여러 가지 실제적 지식과 지혜를 습득 ‧ 연마하는 과정으로 하고 이러한 훈련과정을 통하여 정세관찰보고서 작성, 외교공문 작성, 정책입안, 외교교섭, 회의외교, 사교활동 등 제반능력을 배양하도록 한다. 따라서 수업의 형태는 강의가 아니라 적당한 규모의 그룹토의(group discussion) 위주로 하는 세미나로 한다.
강사는 세미나를 사회하고 인도하는 역할을 하며 학술적인 이론강의보다는 실제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이를 담당케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 신규채용자의 교육 ‧ 훈련과정에 있어서는 누구나 영어 이외의 제2외국어를 선택, 숙달토록 하고 최종시험에 있어서 제2외국어 시험의 합격을 필수요건으로 한다.
나. 전문외교관의 양성훈련
외교관으로서의 일반교양과 능력을 구비하는 기초훈련을 마친 초급 외교관들이 상당기간 외교업무에 종사하고 본부 ‧ 해외공관의 순환근무를 거쳐 계급적으로 중견외교관(서기관급 내지 이사관급)이 되면 본인의 소질 ‧ 학력 ‧ 경험 ‧ 희망을 참작하여 적어도 하나의 전문분야를 선택,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필요한 수련을 쌓도록 한다.
전문분야 선택이 결정된 자에 대하여는 일정기간(1년 내지 2년) 국내 또는 국외의 유수 연구기관에 파견, 동 분야에 대한 고등수준의 연구(advanced study)를 하게 하며 그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소정의 연구결과를 제출하게 하고 이의 우열을 심사, 당해인의 인사에 반영하도록 한다. 동 연수기간 중에는 이들을 다시 외교안보연구원에 배속시켜, 학생신분을 부여토록 하며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하여금 연수기간 중 연수생 감독 및 지도를 행하도록 한다.
외교공무원은 누구나 최소한 하나의 제2외국어 및 하나의 전문분야를 가져야 하며 외무부는 외교업무 수행상의 필요를 고려하여 전문분야 및 소요인원수, 제2외국어 내지 특수외국어의 소요인원수를 산출 ‧ 배정하고, 전술한 바와 같이 본인의 희망 ‧ 적성을 참작하여 전문분야와 제2외국어를 지정하도록 한다.
과거에도 이러한 제도나 방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엄격하게 실시되지 않았으며, 특히 전문분야 훈련자에 대한 인사상의 활용부족, 제2외국어 지정자의 숙달노력 부족 및 기피 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경향이나 상황이 일반국민으로 하여금 외무공무원이 무능력하고 특별한 전문기능도 없으며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다고 오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외무공무원으로서 심각하게 반성할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다. 정책기능의 강화
외무부는 국가의 대외관계 및 교섭업무 전반에 걸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며 그 임무를 수행하는 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외교공무원이다(외무부 직제 제1조, “외무부는 외교정책의 수립 및 시행, 외국과의 통상 및 경제협력, 조약 기타 국제협정, 재외국민의 보호육성, 해외이주와 국제사정 조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이러한 광범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본부에 장 ‧ 차관 밑에 2차관보, 1실, 1의전장, 9국, 18담당관, 37과를 두고 해외에 89상주대사관, 33총영사관, 1영사관 및 2대표부를 두고 있으며 천여 명의 외무공무원이 이 임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귀빈의 초청 ‧ 영접, 정부대표 및 특별사절의 해외파견, 각종 외교교섭의 진행 외에 국제정세에 대한 해외공관의 보고와 기타 정보자료의 분석 ‧ 평가 ‧ 배포 및 외무부 인사관리 등 이른바 외무행정업무만 하여도 국력의 증대 및 외교관계의 확대에 따라 나날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외교정책 면에 있어서는 한반도를 위요한 국제정세가 더욱 복잡하여지고 유동적이며 남북대화의 진행, 소련의 극동지역 군사력강화 및 외교노력 적극화, 중공의 실용주의 노선추구와 이와 관련된 문제 및 이러한 배경 속에서의 북한의 진로모색(소련 ‧ 중공 양대 세력 간에서의 좌표조정) 등 여러 가지 정책적 연구와 검토가 요구되는 문제가 산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적절히 다루고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기 위하여는 외무부의 정책수립 ‧ 입안기능이 대폭 강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현재의 외무부의 정책담당기관을 보면 장 ‧ 차관 이외에 외교안보연구원을 두어, 외교안보문제를 연구하여 정부의 중장기 외교정책의 입안에 기여케 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외교안보연구원 내에 연구실과 6개의 연구부를 두고 연구위원(8명)을 배치하고 있다.
또한 본부에는 두 차관보 및 본부 각 국장으로 구성되는 <정책심의회의>를 두어 외교기본정책에 관한 사항, 주요 외교현안에 관한 사항, 주요 국제정세의 분석 ‧ 평가, 기타 외교정책과 관련하여 장관이 부의하는 사항 등을 심의하도록 되어 있고 주 2회 정례회의를 소집하고 임시회의를 수시로 의장(제1차관보)이 소집하도록 되어 있다(외무부 예규 제83-5호, 정책심의회의 설치에 관한 규정 제3조 및 제5조).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이 기구는 유명무실화 되었으며 정례회의도 규정대로 개최되지 않고 설혹 개최되는 일이 있더라도 각국에서 제출되는 안건에 대한 조정기능밖에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원래 예정된 정책입안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지 못하며 그 심의기능도 미약한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이 외에 외교안보연구원의 외교정책임안 효율화를 위하여 외교안보연구원장(의장), 기획관리실장, 제1차관보, 제2차관보, 연구실장, 교수부장 등으로 구성되는 <외교안보연구조정회의>가 있어서 매분기 1회의 정례회의와 수시로 임시회의를 소집하도록 되어 있는 바 동 회의는 외교안보연구원의 연구기능 테두리 안의 기구이며 동 회의가 외교정책의 입안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적극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다. 이들 법령에 규정된 기구와는 별도로 외무부 본부 내에 편의상 비공식적으로 <정책심의실>을 두고 약간 명의 외교관을 배속시키고 있으나 직제 상 근거도 없고 실제에 있어서도 정책심의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이 외무부의 정책연구 및 기획 기관이 유기적 효율적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나날이 급속하게 변천하는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적절하게 대처하기가 어려우며 항상 객관적인 정세변화를 피동적으로 수용, 뒤늦게 대처방안을 강구하게 되거나 또는 상대방이나 제3자의 선수(initiative)에 후수를 두어 불리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되는 일이 많은 것이다.
또한 현대외교는 협의의 정치외교 뿐만 아니라 경제 ‧ 문화 ‧ 군사 등 각 분야와 관련되어 있으며 또한 국회, 학계 및 일반국민들 간의 민간외교(people to people diplomacy)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각 방면의 외교활동 노력을 정부의 기본외교정책과 관련시켜 유기적으로 종합 ‧ 조정함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 외무부의 정책연구 ‧ 기획업무를 재검토하여 이를 대폭적으로 개편, 강화하고 그 효율성을 더 한층 제고시키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