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외교인력의 활용
외무부 본부와 제외공관의 소요인원수의 차(1:1.3) 및 본부 고위직급의 상대적 제한 등의 이유로 본부 ‧ 제외공관의 인사이동에 있어서 불가피하게 상당수의 고급인력이 본국에 돌아와서 유효적절하게 그 경험과 재능을 발휘하여 국가에 봉사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대기상태에 있으며 외무부는 이들에 대하여 본부 또는 외교안보연구원에 명목상 배치하여 고식적으로 다음 인사이동시까지 기다리게 하고 있다.
물론 그 계급에 따라서 연구위원 ‧ 연구기관 ‧ 정책심의실 배속 또는 기타 임무 부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그들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므로 이들 일시적인 잉여인력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하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인력활용 계획의 적극적인 검토와 배려가 필요하다.
이에 관하여 다음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가. 일시적인 잉여인력의 경우 본인의 경험 및 희망을 참작, 연수기관에 배치하여 전문화교육 또는 특수훈련을 시행하며 외교관의 질적향상 및 능력개발을 적극 도모한다. 연수기관은 외교안보연구원, 국방대학원, 국내 유수 대학의 대학원, 연구소 또는 기타 관계기관 중에서 선정하고 일정기간 내에 훈련 또는 연구결과를 보고토록 한다.
나. 이러한 훈련을 원치 않거나 기타 사정으로 부득이 이렇다 할 임무 없이 다음 보직을 기다리게 되는 자에 대하여는 가사 또는 기타의 명목으로 휴가를 주어 다음 보직 시까지 자유롭게 가사 기타 일신상의 일을 처리하도록 한다.
요컨대 외무부조직의 구조적 이유로 인해 필연적으로 생기는 일시적 잉여인력을 가급적 최대한도로 유익한 목적으로 활용하여 명목상으로는 임무가 부여되고 있더라도 사실상 별로 하는 일 없이 다음 임무를 기다리는 소위 ‘대기’ 상태에 있는 인력이 없도록 하여야 하며 부득이 그러한 사람이 있을 때에는 차라리 휴가를 주어 외무부 내에 무위도식하는 인력이 없도록 하고 또한 보직을 부여받지 못하고 대기상태에 머무름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사기저하를 방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2. 건 의
이상 고찰한 바를 기초로 다음과 같이 건의하는 바이다.
가. 외교안보연구원의 교육과정을 전술한 바와 같이 종합적이고 집중적인 연수과정으로 개편하여 신규채용자들이 2년 반의 연수과정을 수료하면 초급외교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실력과 소양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하며 Elite로서의 자격과 능력을 자타가 공인하도록 한다.
나. 이러한 개편은 현 외교안보연구원 직제 하에서도 가능하므로 금년 신규채용자부터 실시할 수 있다고 사려된다. 그러나 이 제도를 좀 더 확실히 권위있고 명망있는 것으로 하기 위하여 외교안보연구원의 교육기능을 분리 ‧ 독립시켜 이를 <외교연수원>으로 개편하는 문제를 검토한다.
또한 교육대상을 외무부 신규채용자에 제한하지 않고 현재 각 부처에서 해외공관에 주재관으로 파견하고 있는 인원이 다수임을 감안(1986년 1월 20일 현재 153명), 관계부처 ‧ 기관에서 소속 해외파견 근무요원의 훈련을 요청하는 경우 이들을 외교관과 함께 교육 ‧ 훈련시킴으로써 이들의 자질과 능력도 향상시키도록 한다. 단, 이 경우 단축된 훈련과정을 이수케 할 수 있다.
다. 어학교육은 국내에서 집중적으로 밀도있게 실시하고 해외파견연수는 어학 이외의 실질적인 과목의 연수를 목적으로 한다.
라. 교수방법이 경험 ‧ 실무위주의 세미나이므로 교수요원도 현행제도와 같은 교육법 제79조 제3항 규정의 제한을 해제하고 외교실무경험이 풍부한 유능한 인사 중에서 이를 위촉할 수 있도록 외교안보연구원 직제를 개정토록 한다.
마. 외교안보연구원은 교육기능을 분리 ‧ 독립시킨 후 전적으로 국제정세의 분석 ‧ 연구, 중장기 외교정책 입안 등 외교안보정책연구에 필요한 조사와 연구를 더욱 깊이있고 밀도있게 활발히 추진하도록 하며 아울러 단기외교정책과 관련하여 국제정세의 분석 ‧ 평가를 함으로써 전술한 본부의 외교정책심의실의 업무에 협조한다.
바. 외교관의 전문분야능력 및 어학능력을 인사정책에 충분히 반영하여 인력배치 및 승진에 있어서 이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또한 종래 선진국 ‧ 개발도상국 또는 근무조건의 호 ‧ 불호에 따라 기계적으로 순환배치하는 방침이나 재외근무기간을 일정기간으로 제한하는 원칙은 외교능력의 개발, 외교조직의 능률제고 및 형평의 원칙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 고려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외교능력의 전반적 발전 ‧ 향상을 기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사. 전술한 정책기능 강화와 관련하여 중견외교관 중 연구 ‧ 기획에 소양이 있고 훈련을 받은 탁월한 자들을 선발, 정책심의실에 배치하고 이들을 감독 ‧ 지도하며 연구업무를 조정하는 실장의 강력한 지도 하에 두어 특정정책과제에 대한 연구 ‧ 기획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이 정책심의실은 직제화하여 본부 내에 두고 전술한 정책심의회의는 정책심의실과 관련지어 대폭 강화함으로써 명실공히 고급 정책심의회의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아. 외무부 직원이 현재 취약하다고 인정되는 몇 가지 분야, 즉 경제 ‧ 통상 ‧ 국제금융 ‧ 국제기구 ‧ 국제법 등 전문분야의 능력을 신속하게 보완 ‧ 강화하기 위하여 외부로부터의 유능인재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외무부 자체인력의 전문분야 요원 양성을 긴급계획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하여 외무부 인력소요의 기본계획을 작성, 각 계급별 전문분야와 어학전문요원 필요수 및 이들의 양성확보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작성, 곧 실시에 옮기도록 한다.
자. 이상을 검토 ‧ 심의하기 위하여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외무부 간부를 위원으로 하는 외무행정개선위원회를 구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적성 보고케 한다.
결 어
요컨대 외무부의 장점을 계속 장려 ‧ 발전시키는 동시에 미흡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작업을 과감히 실시하여 외무공무원의 타성에 젖은 고식적인 근무태도나 인사정체로 인한 사기저하 등을 탈피 ‧ 극복하도록 하고 국가중요임무에 종사한다는 책임감을 더욱 고취시키도록 한다.
이리하여 점차 치열해지는 국제적 도전에 유효 ‧ 적절하게 대처하며 외무공무원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도로 개발 ‧ 향상시키고 부과된 책임의 완전수행에 매진하도록 제도적 ‧ 정신적 뒷받침을 하여야 할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 업수이 처신함으로써 남의 업신여김을 받는 것이며 왕성한 사기는 투철한 사명감과 조직의 활력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것이지 남이 주는 것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