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동아이사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국제언어문학회> 제2차 학술논문발표회가 위덕대학교에서 개최되었는데 이 대회에 <일본 사회문학회> 규슈 오키나와 지부장 회장 우라다[浦田] 교수가 참석했다.
학술발표회를 마치고 오영진 회장과 나, 장영길, 교수, 우라다 교수 네 사람이 만나서 <국제언어문학회>와 <일본 사회문학회>가 공동주최하는 ‘한, 일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을 의논했다.
2001년 5월에는 <한국어의 언어학>이라는 주제로 제3차 학술발표회가 동국대학교에서 개최되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에 대한 학문적 탐구가 진지하게 논의되어 이 발표회는 ‘국제학술대회’로서 위상이 높아지게 되었다.
2001년 6월 오영진 교수와 나는 일본 도쿄[東京] 호세이대학[法政大學]에서 개최된 <일본 사회문학회> 전국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미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던 관계로 일본학자들의 환영을 받고 세미나 후에 이어진 총회에서 나는 2001년 12월 1일 <국제언어문학회>와 <일본 사회문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경주대학교에서 개최될 예정이니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달라는 요지로 초대의 말을 했다,
이 전국대회에서 우라다 규슈 오키나와 지부 회장이 <일본 사회문학회> 전국 회장이 되었고, 우라다 교수의 회장 선출로 두 학회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그날 저녁에는 일본 학자들과 연회를 가지게 되었고, 그 이튿날 낮 시간에는 오영진 교수의 안내로 도쿄대학[東京大學],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 게이요대학[京應大學], 메이지대학[明治大學]등 일본 명문대학을 방문하여 각 대학들의 학문분위기와 대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알아보고, 가장 번화가인 신주쿠와 긴자[銀座]를 관람했다.
저녁에는 일본 동경 <ELSH 일본어학원> 김성광 이사장으로부터 저녁식사 대접을 받았는데, 김성광 이사장은 오영진 교수의 제자였다. 그 자리에는 후쿠오카에서 만난 이현숙과 동기생인 원화여고의 제자 전경애가 합석하여 교통비로 5만엔을 지원해주었다.
김성광 이사장은 내가 추진하고 있는 <동리, 목월기념관> 건립사업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10만엔을 회비로 내었다. 두 제자의 접대에 오영진 교수와 나는 매우 흐뭇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에는 일본 호세이대학[法政大學] 교수이며, 극동문학의 석학으로 평가되고 있는 니시다[西田] 박사를 만나 장어구이 식사를 대접받았다. 그는 일본 원폭 재무장 반대에 앞장선 일본의 개혁주도세력의 선봉이며, 일본의 식민지로 있었던 한국, 중국, 만주의 피해를 조사하여 발표하는 진보적인 지식인이었다.
<식민지학회>를 조직하여 현지를 방문하여 피해사례를 조사하여 논문과 작품으로 사죄하는 일본의 양심세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학자였다. 도쿄의 학회 참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나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그해 12월 1일 <한국, 북한, 일본의 영화와 문학을 읽고 푼다 - 상호교류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국제 언어문학회>, <일본 사회문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1회 한∙일 국제학술발표회가 경주대학교에서 개최되었다.
<국제언어문학회> 발표회로서는 제4차이고, 공동발표회로는 제1회인 이 심포지엄은 한국, 일본, 북한의 문학 및 영화의 현황과 교류를 알아보는 좋은 장으로서 학계와 영화계의 주목을 끄는 대회가 되었다.
이 대회에서 나는 <국제 언어문학회> 제2대 회장이 되었다.
<국제 언어문학회>는 해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 4개국의 언어로 논문을 발표하여 국제적인 학술지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출판비용 문제 때문에 초창기에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초대 회장 오영진 교수는 네 번의 논문집 발간을 위해서 금전적으로 많은 보조를 하였고, 그를 뒷받침한 총무 장영길 교수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학회의 기초가 세워졌다. 따라서 회장에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해야 할일이 논문집 출판비용과 학술발표회 비용 마련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고인(故人)이 된 동서와 처형의 뜻을 기리도록 처조카에게 부탁하여 1,000만원의 후원금을 받고, 친구인 경주의 <대왕극장> 이해동 사장과 주식회사 <세영(世咏)> 박방우 회장에게 학술사업의 지원을 부탁하여 2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많은 지원은 되지 못하였으나 3년간의 출판비용은 마련한 셈이 되어 논문집 발간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며, 나머지 부족한 것은 회비로 충당하게 되었다.
경주대학교 관광영어과 이예성 교수가 총무가 되어 2년간 희생적으로 봉사하고, 1년은 장영길 교수가 다시 봉사한 학회 운영은 여러 이사회 회원들의 희생들의 봉사로 국제적 학회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이다.
2002년 6월 23일 <일본 사회문학회>와 <국제 언어문학회> 합동연구발표대회가 일본 사가대학[佐伽大學]에서 개최되었다. 주제는 <환상(幻想)으로서의 지방(地方)>이었다. 나는 이 발표대회에서 <국제 언어문학회> 회장으로서 인사를 하고, <일제강점기의 경주 소설문학>을 발표하였다.
한국에서 2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하여 학술발표회는 활발한 발표와 진지한 토론으로 성황리에 끝났는데, 일본 학자들과의 저녁만남 시간이 더 재미있었다. 그들의, 의리깡 문화와 진솔한 대화에서 일본의 심중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때는 월드컵기간 중이라 일본에서 우리 월드컵 팀의 4강 신화를 보는 기분은 한국에서 시청하는 것보다 훨씬 더 흥분되고 스릴이 있었다. 일본사람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을 때 한국인의 긍지를 무한히 느끼면서 조국 대한민국을 생각했다.
대회를 마친 후 하우스텐 보스(오란다촌)와 나가사키[長崎] 관광도 매우 인상에 남는 여행이었다. 조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억류되어 있다가 일본 여인들과 결혼해 살면서 네덜란드 풍의 마을을 건설한 망향과 애환도 처절했지만, 살려고 한 몸부림치는 인간의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에 숙연한 마음을 가졌다.
나가스키에 도착하자 카스이 조시다이가쿠[活水女子大學] 오쿠노[奧野] 교수와 요코대[横出] 교수가 호텔을 잡아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에게 일본 전통음식을 먹고 싶다고 했더니 다른 곳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전통음식점으로 데리고 가서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졌다.
식사시간 중 오쿠노 교수와 대화하면서 활수여자대학교가 미션스쿨이고, 자신도 장로라고 해서 나도 장로이며, 성결대학교 재단이사라고 하니 매우 기뻐하면서 성결대학교와 자매학교로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의 이야기가 실마리가 되어 나중 성경대학교와 카스이 조시다이가쿠는 자매대학으로 인연이 맺어지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