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은 나가사키의 중요 관광지 구라파 공원과 평화공원, 원폭기념관, 나가사키 항구를 구경했다. 오쿠노, 요코대 교수가 나가사키 시 당국에 어떻게 교섭을 했는지 시청에서 직원을 한 사람 안내인으로 파견해서 공원과 원폭기념과 의 입장을 무료로 하는 등 최고의 귀빈으로 대우해주었다.
원폭기념관에서는 인간이 무기가 인간을 얼마나 처절하게 파괴해왔는가를 비정한 마음으로 관람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후회의 마음을 다짐했다.
사가대학[佐伽大學]에서의 공동발표회와 관련된 모든 연락과 주선은 이예성, 김태연 교수의 수고로 이루어졌다. 무슨 일이든 수고하고 희생하는 있어야 만들어지는 것이다. 수고하는 사람에게 항상 영광과 축복이 따른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두 교수는 앞으로 그러한 축복을 받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6차 학술발표회는 2002년 11월 서라벌대학에서 개최되어 서라벌대학 정옥교 학장과 김일영 교수의 주선으로 성황리에 끝났고, 7차 학술발표회는 2003년 5월 29일 동국대학교에서 <동ㆍ서양의 낭만주의>라는 조제로 동양과 서양의 낭만주의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우리 학계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8차 학술발표회는 2003년 11월 28일 성결대학교에서 <동∙서양 식민지시대의 언어와 문학>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 발표회에는 한국과 중국, 만주 등 식민지 문학의 연구로 일본에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호세이대학의 니시다[西田] 명예교수, 와세다 대학의 오오무라[大村] 교수, 인천대학교의 오양호 교수 등 그 분야의 석학들이 발표하여 동서양의 식민지문학을 비교해보는 학문적 계기를 마련하였다.
8차의 심포지엄은 그 분야의 학자들로부터 매우 격이 높고 유익한 발표회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것은 성결대학교 김성영 총장을 비롯해서 한국학부장 류해춘, 신규호, 우순조, 조희경, 강구율 교수의 수고로 성황리에 끝났다.
9차 학술발표회는 2004년 11월 26일 위덕대학교에서 <국제 언어문학회>와 <일본 사회문학회>의 공동 학술발표회로 개최되었다. 주제는 <21세기의 역사인식>으로 한국과 오키나와의 과거와 미래의 문학과 역사를 어떻게 인식해야 할 것인가를 취급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의 전쟁, 오키나와의 미군 주둔과 독립 등이 논의 되어 참석자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일본 사회문학회> 회원들이 20여명이나 대거 참석하여 한∙일 양국의 역사인식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대회를 위해서 위덕대학교 한재숙 총장과 진창영, 이정옥, 박강희, 장진문 교수 등이 많은 수고를 해주셨다.
발표회 후의 총회에서 나는 동국대학교 이임수 교수를 후임 회장으로 추천했고, 이 교수는 회원들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제3대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이임수 교수는 나보다 더 젋고 유능하기 때문에 <국제 언어문학회>를 세계적인 학회로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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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회 국제언어문학회 학술대회 [2016.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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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 목월을 기리는 사람들
문교부 교수 해외연수 케이스로 프랑스 파리에 1년 반을 체류하고 있는 동안 문인, 화가, 음악가들의 기념관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문하여 그들의 예술가적 생애를 느껴보았다.
작가의 기념관으로는 <발자크의 집>, <빅톨 위고의 집>, <스탕달의 집>, <찰스 디킨스의 집>, <세익스피어 기념관>, <괴테 하우스> 등을 찾아서 그들의 작가생활과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보고, 화가의 기념관으로는 <모네의 집>, <피카소의 집>, <로뎅 회화관> 등을 방문했다.
그리고 음악가의 기념관으로는 <베토벤의 집>, <베를리오즈의 집> 등을 방문하여 그들의 위대한 예술적 생애를 살아있는 예술로 감상했다. 유럽 각국 예술가들의 기념관은 아시아의 문학관이나 기념관과는 명칭부터 달랐다. <세익스피어 기념관> 이외의 기념관들은 그들의 ‘집’이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예술가들의 생가는 대부분 3~4층 건물로 문학관이 되기에 대지나 건물의 평수가 충분하고, 살고 있던 때의 유품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관리하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생가(生家)가 곧 기념관이 된 것이다. 그래서 ‘집’이라는 명칭이 붙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문학관이나 기념관을 ‘집’이라는 명칭으로 부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예술가들이 살던 집은 20평 이내의 단층이고, 그것도 이미 몇 차례 다른 사람에게 매매되어 모양이 완전히 달라져서 살던 당시의 모습을 알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사정은 살던 당시의 물건들이 그대로 보존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대지고 100평, 혹은 50평 이내의 작은 평수여서 생가를 기념관으로 만들 수 없게 되어 있다.
경주에 내려오면서 나는 막연하게 경주에 <동리ㆍ목월의 문학관>이 세워져야 경주는 역사의 도시로서 고대와 근대가 함께 살아 숨 쉬는 세계의 문화, 관광도시로 주목받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1999년 2월 동국대학교 김선학 교수의 <경주의 소설문학>을 출판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작고한 소설가부터 논의해보기로 합의가 되어 우선 장혁주, 김동리, 이종환, 성학원 등을 대상으로 올렸다.
<독서신문>에 게재된 김동리의 <나의 문학수업 시절>에서 자기보다 2년 후 <조광>지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한 이기현(李起鉉)을 높게 평가한 글을 읽은 적이 있거니와 이기현도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김선학 교수와 합의했다.
김선학 교수는 장혁주, 이종환, 성학원의 작가적 생애와 작품평을 하고, 나는 김동리와 이기현을 대상으로 해설과 평가를 하기로 의논이 되었다.
김동리와 이기현의 자료를 모으는 중에 이기현이 나의 형수 이기수(李起壽)의 오빠이고, 한국 주먹계 대부인 부산 칠성파 이강환(李康煥)의 아버지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기현의 생애와 예술에 대해서는 그의 바로 밑 동생인 이기옥(起玉)과 다섯째 동생인 기수(起壽)로부터 남아 있는 기억을 더듬어서 듣게 되었다. 또한 이강환으로부터도 아버지에 대한 것을 일부 들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