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대학교 소속 <경주문화연구소>의 지원으로 <경주의 소설문학>이 출간되어 2000년 9월 28일 출판기념회 겸 그 내용에 대한 세미나가 있었다. 김선학 교수와 내가 주제발표를 하고, 경북대학교 이주형 교수와 위덕대학교 진창영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하여 진지한 토론이 전개되었다.
발표 후 초대연이 열렸는데, 그 자리에 경북대학교 외국어교육원장 김기찬 교수가 참석하여 전 리비아 공선섭 대사를 소개하면서 공 대사가 할 말이 있다고 하니 들어보라고 했다.
“저도 경주 출신이며, 장 교수님의 후배인데 외국 대사를 하면서 여러 나라의 문학관을 방문해보고 감격을 많이 받았는데, 경주가 명실공이 세계적인 문화,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동리, 목월기념관> 건립이 시급한데, 장 교수님이 앞장서 추진해주신다면 일이 잘 될 것이라고 들었는데, 저도 적극적으로 도울 테니 우리 함께 만들어 봅시다.”라고 공선섭 대사가 말했다.
만찬회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야 했기 때문에 “그 일은 나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말할 분위기가 되지 않으니 다음 다시ㅏ만나서 의견을 나누자”는 말을 하면서 그날은 서로 좋은 이미지만 남기고 헤어졌다.
그해 10월 경북대학교 <임문학연구소> 주최로 김춘수 시인과 <민족문학작가회의> 의장인 소설가 이문구 선생의 특강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이문구 선생에게 경주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에게 특강을 해줄 것을 부탁하여 동의를 받았다. 그 당시 나는 <동인문학상>을 받아서 현역 작가들은 물론 문학 지망생들에게 인기가 대단했다.
10월 23일 공선섭 대사로부터 동리 선생 유족들이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전달을 받고 시인 권윤식, 김해석, 서영수, 이근식, 정민호, 소설가 김봉환, 문학평론가 김선학, 경주문화원장 김태중, 경주대 교수 김주현, 경주대 기획실장 박기태, 전 의성부군수 김도환, 경부 부시장 오해보, 변호사 신평, 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박종택, 전 신라고등학교장 박형채 등을 개별적으로 만나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10월 26일 이원식 경주시장을 만나 <동리, 목월기념관> 건립의 추진 의견을 개진하여 시(市)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확약을 받고 그 이후 고문 및 준비위원 선정에 착수했다.
11월 17일 경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주최의 문학특강으로 경주에 내려온 소설가 이문구와 식사자리에서 “<동리, 목월기념관>을 추진하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진지하게 상의하였더니 이문구 선생은 내 손을 꼭 잡으면서 눈시울까지 붉히며 말했다.
“그 일은 나의 평생소원이고, 그것이 되어야 내가 눈을 감을 수 있으니 장형이 추진하면 서울의 <동리기념사업회> 회원들을 총동원하여 돕겠습니다.”
동리 선생을 생각하는 제자의 정성에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11월 말경 동대구호텔 근처의 음식점에서 김기찬 교수와 공선섭 대사를 다시 만나 동리 선생 아들들에 대한 협조와 자세, 기념관 건립 진행에 대한 후원 등을 확인하고 경주에 돌아와서 <동리, 목월건립추진준비위원회> 구성을 많은 사람들과 협의하여 13명을 위원으로 선정했다.
12월 1일 <도솔식당>에서 모인 <동리, 목월기념관건립추진준비위원회>의 1차 모임에는 장윤익, 공선섭, 김봉환, 김종섭, 김태중, 박기태, 박종택, 박형채, 서형수, 손동수, 신평, 오해보, 이근식 등 13명이 참석했다.
이 모임에서 장윤익 위원을 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신평 변호사를 사무총장으로 선임한 후 <동리, 목월기념관건립사업회>를 사단법인으로 등록할 겻을 결의하고 기념관 건립추진 활동을 시작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의 신문과 방송에 일제히 보도가 되어 국민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연합뉴스> (12.12), <국민일보> (12.12), <대한매일> (12.13), <한겨레> (12.13), <무등일보) (12.18), <동아일보> (12.18), <경북일보> (12.13), <중앙일보> (1.6.) <조선일보> ((1.17.) <경주신문> <KBS>, <포항 MBC>, <SBS> 등에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격려의 전화가 왔다.
12월 21일에 경주시장을 면담하여 황성동 동사무소를 기념관 건립부지로 지정할 것을 건의하여 승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다음날에는 소설가 이문구와 만나 모금관계 기타 문단의 동참에 대하여 논의하고, 경주에 돌아와서 26일의 추진위원회 모임에서 2003년 2월 3일에 발기인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동안 <경주 경실련> 조찬모임, <경주 소비자단체> 특강, <대구문인협회> 모임, <경주문인협외> 모임 등에서 기념관건립 취지에 대한 설명과 협조를 요청했다.
1월 4일부터 <기념관건립추진준비위원회>에서 정관을 기초하면서 한편으로는 유족들의 동의와 협조를 얻기 위하여 1월 5일 서울에 올라가서 김동리 선생의 차남 김평우 변호사와 3남 김양우 씨를 만나 경주에서 진행되는 기념관건립추진을 설명하여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동의를 얻었다.
1월 7일에는 동리 선생 미망인 서영은 여사를 만나 기념관 건립에 대하여 협의하여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
1월 7일에는 서영수 위원이 박목월 선생의 장남 박동규 교수를 만나 적극적인 지원 및 동참하기로 약속을 받았으며, 1월 18일 나와 김경대 교수, 오해보 전 경주 부시장, 서영수 위원이 경주시장을 만나 다시 한 번 기념관 건립 장소를 확인하고, 같은 날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을 면담한 후에 시의회 의원들의 간담회 자리에서 기념관건립 목적과 진행관련 사항을 설명하여 시의회의 협조를 구했다.
이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무를 집행할 간사는 경주대학교 김주현 교수가 맡고, 경주대학교 <동북아연구소> 연구원 최유희 박사가 발기인대회 안내장 발송 등 많은 일을 했다.
2001년 2월 3일 <동리, 목월기념관건립사업회> 발기인대회가 호텔 경주 교육문화관에서 개최되었는데, 전국에서 온 회원, 문인, 예술인 등 330여 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추진위원장 장윤익과 경주시장 이원식의 환영사로 시작된 발기인대회는 동리, 목월기념관 건립 취지문을 낭독함으로써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그 취지문 전반부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지금 <동리, 목월기념관>을 이들의 고향인 경주에 건립하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그들의 문학적 깊이와 무게를 논하는 일은 새삼스럽습니다만 그들에 대한 평가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리라고 봅니다.
동리를 샤머니즘과 토속성을 구조로 민족적 정체성을 탐구한 작가입니다. 토속적이고 지방적인 소재를 독자의 소설미학으로 재구성해서 보편적인 차원으로 승화시켰다는 동리의 작품에 대한 평가와 함께 무엇보다도 동리의 소설은 한국근대소설사의 시금석으로 일컬어집니다. 말하자면 그가 이룩한 소설미학은 한국단편문학의 전범인 것입니다.
한편, 목월은 청록파시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식민지시대 민족의 얼과 혼을 민족정서를 바탕으로 향토적 서정과 시공간을 초극하는 상징적인 자연을 노래한 시인으로 평가됩니다.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목월 역시 한국근대문학사의 대표적인 시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