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나는 어느덧 옛날 같으면 수십 년 전에 고려장을 당했을 나이에 도 달했다. 고려장이란 늙은 부모를 산속의 구덩이에 버려두었다가 죽은 뒤에 장례를 지냈다는 풍습으로 오늘날에도 늙고 쇠약한 부모를 낯선 곳에 유기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그러나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지만, 굳이 남에게 과시할 정도로 성공하지 못한 내가 내 삶의 문신처럼 지워버릴 수 없는 인생의 도정(道程)에서 막상 나의 대기만성을 논의하기란 다소 쑥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크게는 성공하지 못했어도 내가 수십 년 동안 가슴이 저리도록 품었던 한국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은퇴하지 않고 부족하지만, 지금까지도 현역으로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십 년 동안 자신이 그토록 소망했던 북한에 관한 저서도 세 권이나 출간했고 북한저널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는 업적도 쌓았다.
사실은 내가 이룬 업적 중에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북한연구이다. 한국식으로 내가 65세에 은퇴했다면 나의 북한연구는 전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92세까지 생존하면서 1만6천 개의 회화작품을 남긴 유명한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저는 저의 작품을 미완성이라고 여깁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지금까지 나는 미완성의 인생을 살아온데 대해서 후회하기에 앞서 허락된 길을 담담하게 걸으며 이름 모를 낯선 항구에 닻을 내릴 때까지 아직은 이렇게 살아가기를 간절하게 소망하고 있다.
거북이와 토끼
김난도는 그의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처럼 주위로부터 너무 일찍 각광받는 것을 경계하라고 권하고 있다. 실로 위대한 천재는 대개의 경우 어떤 면에서는 특출하게 남보다 조숙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명한 것은 일찍 출세했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아님을 항시 잊지 말아야 한다.
세상의 일이란, 일찍 출세하면 오만하고 나태해져서 그 이상의 성공이 어렵고 결국은 빠른 출세가 불행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늦가을에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아름답고 화려하다.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서는 것은 일찍 출세한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목표만을 향해 오랫동안 꾸준히 노력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에 제아무리 총명해도 그것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학창시절에 성적이 나쁘고 비교적 두뇌도 좋지 않았던 학생이 나중에 사회의 지도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선천적으로 재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자신이 설정한 삶의 좌표를 향해 전력을 기울여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성공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발걸음이 느린 거북이라도 토끼와 같은 월등한 강자를 이길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서 누구나 열정을 쏟아가며 노력을 한다면 다소 발전이 늦더라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출세는 늦지만,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열쇠는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끈기 있는 노력과 일관된 집념의 실천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대기만성의 유래
대기만성이란 한자성어는 오늘날에는 나이 들어 성공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의 최영은 풍채가 좋은 유명한 장군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셈인지 그의 사촌 동생인 최림은 그 기골이나 인품이 보잘것없었을 뿐만 아니라, 구변도 신통치 못해 최영과는 대조적으로 전혀 출세의 길이 열리지 않았다.
일가친척들까지도 최영을 대하는 것과는 딴판으로 최림에 대해서는 늘 경멸했다. 하지만 사촌 형인 최영은 지혜롭게도 최림의 사람됨을 꿰뚫어보고 그렇게 볼품없이 보아 넘길 사람이 아님을 알아보았다.
“작은 그릇이나 종은 금방 만들어진다. 그러나 큰 종이나 큰 솥은 그렇게 쉽사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큰 인물이 만들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내가 보기에 너도 그와 같으니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여라. 그렇게만 한다면 넌 반드시 큰 인물이 될 것이다.”
과연 최영의 말대로 최림은 훗날 천자를 보좌하는 삼공(三公) 중의 한 사람이 되었고 천자를 보필하는 대임을 맡아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 대 정치가로 변신하였다. 특히 용서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 김대중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공통점은 세 사람 모두 70세가 넘어서 자기 국가의 원수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꾼 큰 정치가가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의 소중한 삶의 일상에서 위기를 맞으면 포기하는 사람이 있고 상대적으로 인동초(忍冬草)처럼 생리적으로 더욱 강해지는 사람이 있다. 이 세 정치가는 극기하기 어려운 위기를 맞아서도 더욱 그 자신의 집념을 강하게 실천하여 마침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공하게 된 삶의 종결자 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장수의 비결
건강이란 단순히 허약하다거나 질병의 유무로서의 신체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육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하여 정신적, 육체적 및 사회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말한다. 이와 같은 정의에 걸맞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매일 생활에서 유념하여 실천해야 할 필요한 요소는 1) 적당한 육체적 운동, 2) 원활한 호흡, 3) 균형 있는 영양섭취, 4) 정신적 이완, 5) 충분한 수분섭취 등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요소는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은 물론이고, 서로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를 소홀하게 다룰 수가 없는 것이다. 다섯 가지 모두가 조화로워질 때 가장 건강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면 나이가 많아도 희망의 불씨는 언제나 남아있다. 따라서 대기만성의 첫 열쇠는 젊을 때부터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100세 노인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200년 동안 인간의 수명이 2배 이상 연장됐고 150세까지 장수를 누릴 첫 번째 인간이 이미 탄생했을 수 있다고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공식 출생증명서로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 중 가장 오래 생존 했던 사람은 1998년 122세로 사망한 프랑스의 여성인 잔 갈망이다. 그녀는 장수의 비결로 올리브 오일이 풍부한 음식과 포도주, 그리고 미소를 꼽았다. 하지만 병약한 상태로 자신의 육체를 가늠하지 못하고 타인의 도움에 의존하며 100세를 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007년 10월 7일 소개한 건강하게 수명을 연장하는 10가지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규칙적인 운동 : 일주일에 3회 규칙적으로 수영, 산책 등의 운동을 30분씩만 해도 수명을 몇 년 연장할 수 있다. 운동은 젊음을 유지하는 최고의 명약이다.
2. 약간의 스트레스 : 약간의 스트레스는 신체의 자연적인 회복 메커니즘을 자극할 뿐 아니라 활력을 주고 노화과정을 늦춘다.
3. 좋은 지역에서 살기 : 어느 곳에 사느냐도 장수에 중요하다. 일본 오키나와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노인들이 많아 장수촌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에 비해 영국 글래스고처럼 가난하고 오염된 도 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수명은 54세에 불과하다.
4. 성공하기 : 재산과 기회가 많고 성공을 거두고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더 오래 산다는 연구보고서들이 발표된 바 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들이 그렇지 못한 배우들보다 장수한다는 보고서도 나온 적이 있다.
5. 건강에 좋은 음식 먹기 : 시금치, 브로콜리처럼 항산화 성분과 베타카로틴을 풍부하게 함유한 식품들은 노화과정을 지연시켜 장수에 도움이 된다.
6. 자기 자신에게 도전하기 : 정신 건강은 신체 건강만큼 중요하다. 뇌가 자극을 받고, 활동을 하면 면역체계가 강화되고 우울증부터 치매에 이르기까지 많은 질병의 발병이 늦춰질 수 있다.
7. 생활을 즐기기 : 좋은 인간관계는 장수의 비결이다. 기혼남성은 평균 7년, 기혼여성은 평균 2년을 더 장수한다. 초콜릿, 포도주, 웃음도 좋은 장수 약이다.
8. 신, 혹은 친구를 찾기 : 종교는 사후 세계뿐만 아니라 생전에 이미 보상을 해준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 무신론자보다 평균 7년 더 장수한다는 100여 편의 보고서들이 발표됐다. 종교처럼 친구도 행복한 장수생활을 위한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9. 식사량 줄이기 : 섭취 열량을 10~60%쯤 줄이면 대사 작용과 해로운 활성산소의 생산을 낮춤으로써 수명을 늘릴 수 있다.
10. 정기적으로 건강 점검하기 :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정기적으로 건강을 점검하는 것도 100세를 살 수 있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