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이학을 전공하고도 사회적으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은 수없이 많지 않은가? 예를 들어 전공학과는 다르지만, 나의 대학 동기동창인 김우식 교수는 화학을 전공하고도 대학총장, 대통령비서실장 및 교육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따라서 그 당시 이학을 전공해서는 큰사람이 될 수 없다는 나의 고정관념은 세상을 너무 몰랐던 지방학생의 편견일 뿐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전과를 위해서 찾아갔던 학과장, 학장이나 처장이 안 된다며 외면하기보다 그 원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진정성을 지니고 상담에 임해주었으면 나는 아주 다르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전과는 절대 안 된다는 학교의 정책에 원망도 많이 했을뿐더러 나의 적성도 무시하고 전공을 전기공학과로 추천한 형이나 선생에 대한 불신감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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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식 전 교육부장관 / 연세대 총장,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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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내 고민을 풀길이 없어서 결국 1959년 봄, 군에 자원입대하고 말았다. 군에서 제대하고 한 학기를 휴학하면서 교무처장, 학장 및 학과장 등을 하루가 멀다고 찾아가서 문과로 전과시켜달라고 졸랐지만 끝내 허사였다.
할 수 없이 숭실대학교 경제학과로 편입하여 전과를 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전기공학을 공부해서는 큰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실로 어리석고 편협한 착각 때문에 2년 동안이나 무의미한 시간을 낭비하면서도, 놀랍게도 큰 인물이 되겠다는 불타는 열정과 집념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었고 오히려 나의 열망은 젊음의 패기로 더 크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꿈이 있는 사람의 여정은 항해, 꿈이 없는 사람의 여정은 표류
우리 인생의 남은 여정은 처녀항로와 같다. 꿈이 있는 사람의 여정은 항해이고 꿈이 없는 사람의 여정은 표류에 해당한다. 항해와 표류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목적지와 항로와 방향의 차이다. 항해는 목적지의 항로를 따라 정확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지만, 표류는 항로를 이탈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인생의 항해는 목적과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 정확한 항로를 따라가야 한다. 좌나 우로 치우치지 말고 심사숙고해서 미리 준비한 좌표를 따라 갈 때 우리는 표류하지 않고 항해하는 인생이 될 수 있다. 여기 인용한 용해원의 시 <꿈>은, 꿈이 있는 사람의 여정이 항해와 같음을 잘 설명하고 있다.
나는 꿈이 있으므로 행복하다.
나는 꿈을 이룰 수 있으므로 노력한다.
나는 꿈을 표현할 수 있으므로 말한다.
나는 꿈이 있기에 활기차게 살아간다.
내 꿈을 내 품에 안기 위해 도전한다.
내 꿈을 성취하는 기쁨을 알기에 꿈을 꾼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옛 어른의 가르침처럼 어디까지나 성공의 첫걸음은 꿈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인간은 새처럼 무한의 공간으로 날아오를 수는 없지만, 꿈을 지녔기에 비상할 수 있다. 이처럼 누구나 꿈을 소유하여야 그 꿈에 도달하기 위한 길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큰 꿈은 우리를 더 열심히 노력하게 만드는 역동성을 부여하기에 일단, 꿈은 클수록 좋다. 비록 현실적으로 공부를 잘 못하는 초등학생일지라도 훗날 자라서 인류를 위하여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과학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지니고 말할 때, 우리는 그것을 단순히 환상이나 헛된 꿈으로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꿈은 클수록 좋다
인간은 새처럼 날 수 없으므로 “어떤 학생이 나는 커서 새처럼 훨훨 공중을 나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한다면 이것은 헛된 꿈이거나 환상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제일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고통이 따르기에 쉬운 일이라 말할 수는 없어도 실현 가능한 일이다.
이 같은 생각은 아주 큰 꿈임에 틀림없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의 역설이나 가수 최희준이 불러 대중 의 사랑을 받은 <하숙생>의 주제가로 “빙글빙글 도는 의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임자지.”라는 가사가 1960년대 가난한 젊은이들에 게 큰 인기가 있었다. 나 역시 이같이 평범한 삶의 가르침에 큰 자극을 받았고, 젊은 날의 큰 꿈을 소유하는 동기가 되었다.
사람이 이 세상에 왔다가 역사의 한 페이지에 큰 흔적을 남기고 가려면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위대한 꿈이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