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는 몸이 약했다. 갓난아이 때부터 병치레가 잦았고 영양사태가 좋지 못하다 보니 늘 이런저런 병마에 시달리는 일이 많았다. 아마 운동을 좋아하게 된 것도 내 육체의 한계와 약점을 극복하려는 의지 때문일 것이다. 명지대학교 재직 중 교직원들의 등산회와 낚시회에 자주 참석하여 심신수양을 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고 즐겨워 한 것은 등산이다.
명지대학교 총학생회 간부수련회를 할 때에도 실내 교육보다는 장거리 여행과 등산으로 일정을 잡아 친목을 다지는 수련을 했고 그런 시간들을 통해 지금까지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UNICA한국영상예술협회 창립 당시 결성한 UNICA KOREA산우회는 아직까지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협회 창립 초창기 시절 나를 비롯한 임원들과 회원들은 모두 UNICA KOREA의 발전만을 목표로 하여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회원들 중에는 회장인 나의 열정에 결코 뒤지지 않는 열성적인 분들이 많았다.
협회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회원들의 건강증진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UNICA KOREA산우회’의 모임이었다. 다행히 회원들 모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여 주어 초기에는 매월 정기적으로 서울근교의 산을 찾아 다녔다. 그런 시간이 이어지다 보니 모두들 점점 산을 타는 것에 자신감이 붙었고 요산(樂山)의 묘미를 아는 회원들도 늘어나 전국의 명산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전국에서도 악산(惡山)으로 알려진 전주 모악산을 비롯하여 대구 팔공산, 남양주 예봉산, 하남 검단산, 안면도, 삼척 준경묘, 춘천 수목원, 곤지암 화담 숲 등 장거리 산행까지도 마다 않고 찾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왕복 몇 시간씩을 오가는 동안에도 함께 식사하고 떠들고 웃고 영화에 대해 토론도 하고, 우리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나누며 등행을 하였다. 어느새 UNICA KOREA 산우회원들 간의 우정도 한층 더 깊어져 갔다.
산우회는 지금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비록 그동안 회장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산우회를 운영하고 있는 강현서 카페지기는 협회를 알리는 홍보 활동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특히 2006년 5월에 종로 인사동에서는 각국에서 개최한 UNICA세계영화제 포스터 86점을 UNICA본부로부터 인수받아 10일간 포스터전을 개최하여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과 UNICA KOREA활동에 관심이 많은 일반 관객들의 호응 속에서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고 또 8월 25일부터 9월 2일까지 는 대구와 경주에서 개최한 제 68회 UNICA세계영화제를 전국적으로 홍보하는데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해 주었다.
이런 회원들의 수고 덕분에 우리 협회가 오늘날 같은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전직 협회장으로서 늘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 소중한 분들과의 인연을 지켜 가고 싶은 욕망에 모든 대외적인 직책을 내려놓은 지금도 UNICA KOREA 산우회의 행사에는 가능한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한때의 동지였고 가족 같은 회원들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황혼의 하루가 더 할 나위 없이 즐겁다. 그래서 오늘도 UNICA KOREA 산우회 회원 들과 함께 오를 다음 산행지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