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꿈, 초당기념관을 세우다_1 (54화)
  제9장 초당기념관

2015년 7월5일은 인생에서 가장 뜻 깊고 가슴 벅찬 날이었다. 평생의 꿈이자 마지막 삶의 목표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고향 용문, 어머니가 나의 태를 묻으셨고 형제들과 살을 부비며 자란 옛 집 터에 마침내 UNICA CHANG'S House/초당기념관을 완공한 것이다.

어려서부터 나는 기념관이나 박물관 구경을 하는 것이 실로 즐거웠다.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개인의 일생과 흔적을 감상하는 일은 늘 흥분되고 설레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나도 언제가 내 호(號)를 건 기념관을 지어 사람들이 배움과 휴식을 주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물론 당시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혼자만의 비밀스런 꿈이었다. 하지만 긴 세월동안 그 꿈을 잊은 날이 없었다. 때때로 가망 없게 느껴지는 순간조차 고향 땅에 기념관을 짓는 상상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 곳이 고향에 유용한 쓰임으로 남을 것이기에 아마도 꿈이 더 간절했던 모양이다. 수많은 해외여행을 다닐 때도 미려함과 독창성을 갖춘 건축물들과 마주할 때면 그 건축양식의 장점과 특징들만 스케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세련되고 멋져 보이기만 해서는 결코 안 되었다. 고향의 소박한 산세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진짜 고향집 같은 기념관을 짓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준비에 소홀함이 있을 수 없었다.

단편영화에 입문하고 한국 단편영화계의 수장 역할을 맡게 되면서 삶의 모든 열정도 오로지 영화에 집중 되었다. 수년 간 UNICA 한국본부장직을 역임하게 되면서 단편영화와 관련된 소장 자료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또 각국 대표들에게 우정의 증표로 받은 귀한 선물들도 쌓여갔다. 그러다 2014년 UNICA 회장 직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마침내 장기간 준비해온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 초당기념관 전경

기념관 내부에는 각국 대표로부터 받은 선물과 영화활동, 애향활동 및 개인소장품을 비롯한 UNICA와 각 국제영화제 수상작품, 추천작품, UNICA 행사참석 및 관광, TV, 방송출연을 비롯한 녹화물, 각국 민속음악과, 영상 기자재 등 9,631점을 모두 전시하려고 했으나 장소가 협소하여 이 전시물들을 순차적으로 전시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는 시중에서 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귀한 영화기자재들도 전시되어 있다. 막스 핸슬리 총재가 1950년대 코닥필름이 가장 먼저 생산해 판매한 인기 카메라 3대를 기념관 오픈 식 때 선물로 증정해 주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조한 이 카메라는 아마추어 필름역사와 함께 이어져 온 제품으로 카메라 수집인들 사이에서는 희귀 기종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을 준 막스 총재 부부에게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보낸다.

그동안 받았던 전시품들의 양이 워낙 방대해 이를 수용할 만한 건축물을 구상하다보니 원례 예산안으로도 건축비가 어렴도 없었다. 주위에서는 기념관 규모를 늘려 다른 지역에다 지으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각종 지원금을 받아 지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애초의 나의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기에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않았다.

철저한 준비와 시공 과정을 거쳐 드디어 대지 1백77평에 건평50평 규모의 아담하고 품위 있는 UNICA CHANG'S House/초당기념관이 옛 고향 집 자리에 세워졌다. 혹시라도 날이 궂어 먼 길 오신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오픈 식 당일은 하늘까지도 축하 해주듯 바람 한 점 없이 쾌청했다.
 
▲ 초당기념관 집들이 개회식에서 / 가운데의 필자 왼쪽이 김동호 한국영화위원회 위원장, 오른쪽은 조승수 민노당 의원

안동 mbc 장혜숙 아나운서의 개회사로 식이 시작되었고 곧 풍성한 축하공연이 뒤를 이었다. 한국국악협회 예천지부장 장경자씨의 민요와 손순자 시인, 시가 흐르는 서울 김기진 회장, 시낭송가 김윤아 씨의 시낭송, 성악가 조영주 씨의 축하 공연도 이어졌다.
 
초청객들 대부분 워낙 공사다망 하신 분들이라 행사는 최대한 조촐하게 치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어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세계 단편영화계의 대부인 스위스 UNICA본부 막스 핸슬리 명예총재를 비롯한 본부 임원들 4명과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김동호 위원장, 명지대학교 이범국 전 부총장 및 전학, 처장들로 구성된 명일회원들과, 대한민국 예술원 한명희 부원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

고향 예천에서는 이한성 국회의원과 이현준 예천군수를 비롯한 각 기관장 및 고향인사들, 유니카 코리아산우회원들, 경북중고 재경 36동창들, 제 2의 고향과 다름없는 덕소 주민들과 가족들까지 약 250여명이 참석해 집들이 행사는 축제 같이 치러졌다.
 
이 지면을 빌어 초당기념관 행사에 참석해주신 모든 축하객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긴 비행시간도 마다않고 행사 때마다 참석해주는 스위스 UNICA 막스 핸슬리 명예총제 내외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는 한국UNICA 협회 초창기 시절부터 회장인 나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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