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만점의 노년을 위하여_1 (50화)
  제8장 귀향

노년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일생에서 단 한 번 겪는 일이다.

사람은 스스로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쉰 살이든 육십이든 팔십이 되든 마음만은 언제나 눈부신 이팔청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나만 해도 그렇게 좋아하는 여행이나 등산을 전처럼 자주 다니지 못한다. 체력도 따라주지 않거니와 행여 갑자기 건강에 무리가 생기게 될까 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령인구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나라 경우만 봐도 2018년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2026년에는 20% 이상의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노인 인구는 늘어가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노인 복지나 노인 시설 등의 기반 시설은 현저히 부족한 형편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마음의 준비가 전혀 없이 노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러니 심리적으로 아무 준비 없이 노년기를 맞아 삶의 의미를 잃고 우울증에 빠져 힘들어 하는 이들을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된다. 또 다가올 죽음에 대해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노년이다.

사실 어느 세상이든 노년이란 단어 자체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예로 들면, 노년은 일단 외모부터 추하고, 기력이 쇠잔하며, 기억력은 흐릿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무능하다, 주위에 사람들도 없고 육체의 녹슬고 병들어 움직이는 데 제한이 있으며 언제 다가올지 모를 죽음을 기다리는 불쌍하고 가련한 존재라 여기는 것이 그것들이다. 이러한 생각의 바탕은 나이든 이들의 마음이나 내면보다는 시들어버린 외모 또는 육체의 모습에 초점을 두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그릇된 편견이자 인식이다.

반면 노년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예로 들자면 오랜 세월 삶을 이끌고 오느라 힘들었을 육체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신이 주신 마지막 휴식기간이며, 모든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기이고,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역할에 대한 책임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적어 인생에서 가장 마음 편안한 행복한 연령대라는 인식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인식은 육체적인 외형에 의하기보다 인간의 내면에 가치 기준을 두고 평가 한 것이다.

행복 여부는 마음에 달려있다. 행복은 육체적인 것도, 물질적인 것도 금전적인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진정한 행복을 만들기 위해 건강이나 물질적 풍요로움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하거나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넘쳐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결국 행복의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은 마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재경 경북고등학교 36회 동창생들과 경춘가도의 바이클을 타고

2008년도에 미국 시카고 대학 사회학과 양양 (Yang Yang) 교수는 인간의 연령대 중 가장 행복한 연령대를 알아보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각 연령대 별 행복지수를 조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고령으로 갈수록 행복지수가 가장 높게 나왔다고 미국 사회학 학술지에 발표한바 있다.

또 같은 해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의 수잔 찰스(Susan Charles) 교수도 인생에서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되고 행복한 연령대에 관한 연구를 한 결과 역시 노년으로 갈수록 가장 높은 행복지수가 나타났다고 발표하였다.
 
이 두 연구결과는 그 동안의 수많은 사회학자나 심리학자들이 발표해 온 연구 결과와 어긋나있어 미국 사회학회와 심리학회에서는 이 발표에 대한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국적인 공동 세미나를 개최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노인 인구들을 모아 논의해 본 결과 최종적으로 노년의 연령층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그 이유까지 정리해 발표했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었던 것과 달리 노년인구가 가장 행복한 연령대로 나타난 이유는 바로 욕심과 스트레스로 부터의 해방 이었다. 성공에 대한 집착과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업무 스트레스, 육아와 가사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다른 연령대보다 낮고 심리적으로 욕심도 버릴 수 있는 나이라 내적 갈등이나 괴로움이 없기에 고통지수도 낮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로 인해 바로 골든 에이지란 용어가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심리학 연구 팀들의 연구결과 젊은 시절 노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불행한 노년을 맞을 확률이 높으며 빠른 노화와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며 수명 역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짧다고 한다. 그런 불행을 맞는 이유는 타인의 노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노년에 대해서도 그 동안의 인식처럼 온통 부정적인 인식으로 바라보며 끝없이 스스로에게 절망과 고통을 주는 탓에 육체적 노화마저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고 싶다면 현재 가지고 있는 노년에 대한 인식을 육체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에서 행복하고 건강한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유명 시인 몽테뉴도 늙은이는 얼굴이 아닌 마음에 더 많은 주름이 있다고 했다. 육체의 나이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지만 정신과 마음의 나이는 분명히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조율이 가능하다. 이렇듯 밝고 건강한 젊은 마음이야말로 풍요롭고 높은 질의 삶을 약속한다.

황혼의 나이에 이르게 되면서 나는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전보다 현실적이고 단순한 삶의 목표를 세웠다. 누군가의 짐이 되지 않고 내 나이답게 지혜롭고, 내 나이보다 건강하게 살다 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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